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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옳치의 끄적이는 경제

신풍제약, 재무제표로 보는 사면 안되었던 이유(타산지석, 코로나, 솔직한 실패담, 텔콘, 오피란제린, 비보존, 신라젠, 네이처셀)

by 강옳치 202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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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옳치 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불과 1년반 전에 제가 겪었던 일이 더 많은 사람에게 발생한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제 글을 구독하시는 독자님, 주주님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기업 회계/세무쪽으로 일을 하고 있어서

기본적으로 감사보고서를 통한 기업의 내재가치를 판단하는데 스킬을 가진 사람입니다.

1년반 전에도 그랬었구요.

하지만, 저는 그 당시에 두가지 믿음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비마약성 진통제'와 '풍력발전'

이미 재무제표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었고

결과는 장유에 있는 58평형 아파트 한채에 이르는 손실을 보았습니다.

정신을 차린 시점은 더이상 주식을 굴릴 수 있는 돈이 없어졌을 때 였죠.

 

마음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앞으로는 여러 독자님이나 주주님들이 투자를 함에 있어 좇아야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나누고자 함입니다.


신풍제약 히스토리

24일 거래정지가 풀린, 신풍제약은 당일 상한가를 달성한 이후

장마감 10분여를 남겨놓고 하락을 시작하여 종가는 당일 -14%를 기록하면서

고가대비(159,500원) 34% 하락한 10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장막판 10분 동안 무려 3조원의 시총이 증발한 셈입니다.

 

신풍제약의 랠리는 5월에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 2상을 승인받으면서 시작되었는데요.

먼저 3월에 6천원대의 주가가 2만원까지 급격히 오르고

6월에 이르러 3만원을 돌파해 7월에 어마어마한 슈팅을 거치며

거래정지를 받고도 인기가 식을줄 모르며 현재의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매수해서는 안되었던 이유

1. 매출액 규모에 가당치 않은 시가총액

 - 매년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고 재무적으로도 굉장히 안정된 회사입니다.

 - 하지만 매출액 규모는 2,000억을 넘어서지 못하는 중소제약회사 입니다.

☞ 현재 국내 제약판매 점유율1위인 유한양행의 매출액은 1조 5천억원입니다. 영업이익이 잘나오던 시절에는 천억에 달했고 최근에는 500억 수준입니다. 3년정도만 장사하면 이익이 신풍제약의 매출액 수준입니다. 현재 유한양행의 시총은 3조 7천억원입니다. 이 금액도 얼마전 신고점을 갱신하고 살짝 내려온 수준이죠. 그런데 신풍제약의 시총은 하락 마감한 24일에도 5조 5천억원입니다.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미래경제적인 효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만으로 설명되는 규모가 아닙니다. 2천억 매출을 겨우하는 회사가 설령 개발을 성공한다고 한들 20배가 넘는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풍제약만 개발에 성공하여 라이센스를 독점판매하는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질까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미쳐버린 PER과 PBR

 - 과거년도에도 PER이 200대를 오가며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약업종 중에서 높은편에 속하는데 매출규모에 비해서 순이익률이 아직 나오지 않는 편이며 개발비용으로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가정하고 그 수준이 일정하다면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구나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 PBR은 1점 후반대로 제약업종에서는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하지 않은 한, 오히려 낮은 수준일수도 있는 수치입니다. 과거부터 3월말까지의 주가 수준이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입니다.

☞ 현재의 PER와 PBR은 각각 2,333, 24.96입니다. 상반기 실적기준으로 한 테슬라의 PER이 375이고 아마존이 100정도입니다. 그럼 역으로 질문하겠습니다. 신풍제약이 테슬라보다 7배 가량 아마존보다 23배 가량의 성장성을 가진 기업인가요? 최근 월가에서도 테슬라의 주가를 보면서 PER로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정도로 이미 테슬라의 PER도 정상의 범주에서 어마어마하게 벗어난 수준이죠. 그렇다면 2,333에 달하는 신풍제약의 PER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찰스 맥케이의 저서 '대중의 미망과 광기'를 보시면, 네덜란드의 튤립투기 이야기가 나옵니다. 튤립 투기에 대한 사람들의 광기때문에 튤립의 구근 하나가 집값에 육박한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신풍제약과 튤립이 다른 점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빌게이츠 관련주라면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 정상인지, 빌게이츠가 한 얘기가 신풍제약의 가치가 정말 높은 곳에 있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개미에게 물량을 떠넘기기 위한 마지막 장난질인지 정신바짝 차리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3. 어떻게든 찾아내려는 투자의 정당성

 - 재무제표에서 찾을 수 있는 근거와 함께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 '몰입의 에스컬레이션' 이라는 경영학 용어가 있습니다. 한번 결정을 내린 일은 잘못된 것을 알았음에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실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결정을 정당화 시키기 위해서 수만가지 이유를 찾아와 갖다붙이게 됩니다.

☞ 제 이야기로 들어가야 할 것 같네요.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을 개발하는 비보존이라는 비상장회사가 있습니다. 그 비보존의 최대주주가 통신업종의 텔콘이었습니다. 당연히 재무적인 요소는 최악이었습니다. 제가 종목에 관심을 뒀던 시기는 11,000원 정도 였습니다. 처음에는 수백만원으로 하다가 13,000원을 가고 오피란제린에 대한 공부를 해가며 종목에 점점 확신을 가졌고 가지고 있던 자금 2억과 신용대출을 한 8천만원을 투입하게 됩니다.

그 뒤로 주가는 19,450원의 고점을 달성하게 됩니다. 그때까지 수익금이 1억8천만원이 었습니다. 신라젠과 네이처셀을 보면서 부러움만 표출하다 드디어 저에게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주가가 3만원, 5만원, 10만원이 갈거라는 희망과 바닥에 당당하게 20억짜리 집을 깔고사는 상상을 하며, 주식담보대출까지 끼고 "가즈아"를 외쳤습니다.

사실 그때, 대표이사의 주식 매도, 대표이사 교체 및 임상실험의 지연, 전환사채의 발행 등 수많은 악재를 끼고 있음에도 오로지 '오피란제린'의 개발성공과 관련된 자료와 시장규모에 대한 행복한 꿈만 꾸며 이성의 흐름을 놓치고 말았죠.

결과는 만원, 9천원, 8천원 벽이 깨질때마다 주식담보대출은 반대매매를 잃으켰고 결국 계좌는 '0'으로 수렴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가족의 도움과 와이프의 용서로 일단락된 일이지만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심장을 도려내는 고통과 와이프,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런 큰일이 있었기에 지금 온전한 이성을 바탕으로 한 분석과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교육의 대가는 너무 컸습니다. 독자님들 주주님들도 꼭 한번 생각해주십사 합니다. 제가 왜 기본적 분석을 칼같이 고수하고 펀더멘탈을 베이스에 두지 않은 투자는 하지 않게 되었는지.

피땀흘려 번 돈을 헛되이 떠나보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이든 신용대출이든 인생을 흔들 정도의 금액은 투자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늘 행복한 일만, 성공한 투자만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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