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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보고 듣고 생각하고

공동체와 구성원에 대한 고민(걷기 100일 프로젝트 5일차, 3/27)

by 강옳치 2020.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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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 감상

 

6시부터 보안점검을 하는 날이라 걷기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4시에 일어나서 집을 나섰다. 확실히 5시 보다도 칠흑같은 어둠이 깔려있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걷는 와중에 센서등이 하나씩 켜질 때 보호받는 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가는 길은 어둡다가도 밝아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참 좋다.

 

오늘은 걷는 동안 공동 생활을 함에 있어서 항상 본인의 할당을 회피하려는 동료를 질책해야하나 아니면 그냥 다름을 인정하고 방치해야 하나 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는 인간적으로는 너무 좋은 사람이다. 평소에 경조사뿐만 아니라 소소한 것도 한번씩 챙겨주는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다. 하지만, 회사내의 팀이라는 공동체 안에서는 본인만 아는 사람이다. 매주 월요일 아침 전직원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서 청소를 한다. 일종의 그라운드 룰이다. 청소를 하기 위해 밀대를 빨고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막내의 몫으로 되어 있지만, 내가 제일 일찍 출근하다보니 단순히 이것을 위해 막내에게 이른 출근을 강요하는 것은 싫어서 7년이 넘는 동안 항상 내가 하고 있다. 그리고 청소는 7시 20분에 시작된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는 일년 중 시간을 정확히 지켜서 오는 횟수가 열손가락 사이이다. 그리고 이것을 미안해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일찍 나오라고 얘기를 몇번 해봤지만, 전혀 미안함도 없고 그저 늦는게 본인은 당연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사실 청소하는 인원이 모자란 것도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느니 그냥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자고 여긴지 꽤나 오래된 것 같다.

 

그러다가 어제 다른 팀원이 보안점검에 대한 요청을 하길래 우리 파트에서 지난번에 했으니, 이번에는 그가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다. 그런데 본인은 하기 싫다면서 한다는 소리가 본인은 집이 멀다고 집이 가까운 사람이 좀 해주면 안되냐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됐다고 앞으로 내가 다나와서 할테니까 하지말라고 했다. 역시 청소때 안나온것도 확실하게 전혀 단체에 주는 미안함이 없음을 확연히 느꼈고 딱 정확히 본인만 아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주부터 오늘까지 근태현황을 보면 출근 시간부터 야근까지 다 포함해도 본인이 가장 근무시간이 적은데도 일을 많이 해서 피곤하다라고 표현하는게 과연 이 사람이 생각이 있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떻게 접근을 해야할지 많은 고민이 된다. 나이가 한창어린 이십대도 아니고 내일모레면 사십대가 되는 사람이 이런 사고방식을 가졌을때 어떻게 해야 할까? 나 혼자만 있다면 그냥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하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팀에 다양한 구성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 친구들은 저런 모습을 보면 저래도 괜찮은가라고 생각해서 공동의 일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게 될 것이다. 아직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의 이런 생각을 전달해 본적이 있지만 말할 때 뿐이고 본질적인 에티튜드의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방법은 효과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일일이 참석여부에 벌금을 책정하거나 순번을 정해 돌리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어린이를 다루는 방법같아 조금 망설여진다.

 

정말 좋은 방법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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