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장

9월을 마무리 하며, 자연스러움이란?

강옳치 2020. 9. 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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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 뛰어나지만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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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 제 8장에 나오는 말로, 물이 가장 으뜸가는 선의 경지라는 말입니다.

어떤 모양의 그릇에 담든 그 모양이 되고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막히면 돌아가고 결국은 가장 낮은 곳에 머물게 됩니다.

자연스럽다라는 말과 가장 어울리는게 '물'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뭐든지 자연스러우면 된다는 장상형님의 말씀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사실 어떤 것이 자연스럽고 어떤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지에 대한 정의가 잘 안되고

앞으로도 가능한 영역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계속 하는 것도 부자연스러운건지 자연스러운건지 모르겠습니다.

 

물이 위에서 흘러내려가듯이 앞에 큰 바위나 그보다 더 큰 산이 있다해도 물줄기가 돌아가듯이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들 수 있는 흐름일까요?


무위(無爲)

 

이제껏 살아오면서 '자연스러움'과 가장 가까운 사상은 노장의 도가 사상이라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무위'

글자 그대로의 해석으로 따진다면 '하지 않는다' 입니다.

하지 않으면 자연스러워 지는가?

도가에서 말하는 '무위'가 인위/작위라는 단순히 글자적인 해석의 상대적인 개념은 아니라고 봅니다.

본질까지 찾아 들어가자면 세상 만물의 생성 근원이 되는 태극까지 이르러야 하니

고민을 하려 했던 내용보다 거창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법과 제도, 수많은 인간관계, 고용과 피고용의 관계 등

수많은 질서 속에 살고 있는 위치에서는

신선에 가까운 무위로는 자연스러움을 찾아가기에는 부적합해보입니다.

 

키보드를 놓고 빗자루로 바닥을 쓸면서 문득 스쳐간 생각이 있습니다.

자연스러움에 대한 정의를 찾느라고 골머리가 아픈 것 보다

행위의 결과값이 즐거움과 편함, 단순히 신체적인 편함이 아닌 마음적인 편함을 가져오는 것이 무엇인가?

를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을 적어두고 몇일을 더 생각해 봤지만

행위의 결과에서 생각해도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습니다.

더 많은 지혜를 쌓아서 계속된 고찰을 해야겠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논어> 선진편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일의 처리나 사람과의 만남에서나 뒤늦게 후회가 오는 부분이 바로 과유불급을 지키지 못했을 때 입니다.

순간의 즐거움에 취해 또는 몰입의 에스컬레이션에 빠져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거나

경망스러운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부자연으로 빠지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술'과 '말' 두가지에 대해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두가지는 거의 80~90프로 이상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술이 지나치면 말이 지나치고 말이 지나치다보면 술이 더 과해집니다.

그리고는 종잡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술을 좋아했고 사람과 이야기하기를 좋아했고 지금도 참 좋아합니다.

술과 사람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지만,

실수로 이어지는 것이 없도록 확실히 통제를 해야할 영역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치기어린 행동이라고 치부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보다 제가 하는 말에 대한 무게를 인지해야하는 나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완벽하게 통제의 영역에 두지 못한다면 조금은 멀리해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말을 아끼고 술을 아껴봐야겠습니다.


9월의 나(我)

 

9월의 나는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마인드를 리프레쉬 하기 위한 노력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통제력을 상실한 일과 안에서

'나의 일'을 한다는게 버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이어트에 대한 끈도 놓게 되고 블로그에 글쓰기를 하는 횟수도 줄어들었습니다.

 

악순환의 반복은 정신의 상태까지도 위태롭게 만들었습니다.

붙잡아야 하는 끈을 놓치고 주변사람들에게 어느순간 '징징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워낙 생각과 배려가 깊은 분들과 만나다보니 너그러이 받아주시긴 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혼자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괴로움에 생각이 많아지는 한달이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회복할 포인트는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제까지 쌓아놓았던 게시글에서 독자분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것에 다시금 리프레쉬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돌아와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의일'의 범주에 들어올만한 또하나의 미션 과제가 생겼고

그 과제에 대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건강한 신체와 학습을 통한 역량 정진이 받쳐줘야 하기에

새로 맞이할 10월은 다시 의욕으로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부족하기 그지 없는 존재이지만, 어제보다는 한결 성숙해지는 오늘을 맞이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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