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옳치의 끄적이는 경제

[강옳치의 경제 여행] 구두창 비용

강옳치 2020. 6. 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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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량 신어오던 신발 아래로 물이 스며들어 양말을 적시는 것을 보고 수명을 다했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신발을 신고 철인 하프코스를 첫완주할때 신고 두번의 완주를 함께하고 대회용으로는 더이상 신지 못하고 워킹용으로 신었습니다. 나름 뜻깊고 오랫동안 정든 신발을 빗속 워킹을 마지막으로 버렸습니다.

한껏 밑창이 닳아 있는 신발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대학시절 경제학 시간에 배웠던 '구두창 비용'이 떠올랐습니다.

 

구두창 비용을 알아 보기 앞서서 인플레이션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가야 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참 알아야할게 많습니다.

그럼 물가부터 차근히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물가란 무엇인가?

 우리가 생활하다보면 필요한 물건들이 있습니다. 이런 물건들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값을 '가격'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가격을 모아서 계산한 값을 물가라고 합니다.

 즉, 물가가 올랐다는 것은 시장을 통해서 거래되고 있는 재화, 용역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올랐다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인가?

 우리 몸이 아프면 병원을 가서 처음으로 하는 행위는 체온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경제상황을 우리 몸으로 생각하면, 열이 오르는 것을 물가 상승에 비유해 인플레이션으로 저체온증을 보이면 물가 하락에 비유하여 디플레이션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3. 인플레이션은 왜 발생하는가?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엄청나게 발생한 예를 찾는 다면 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입니다. 이 때 독일은 패전국이 되면서 승리한 연합국을 상대로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독일 정부는 막대한 양의 화폐를 발행하게 됩니다. 무분별한 화폐발행은 물가상승을 가져왔고 1923년 당시 독일의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서 7,500배에 달했고 2개월이 더 흘러서 24만배, 다시 3개월 후에는 75억배가 뜁니다. 이것을 보고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독일에서는 어떤 현상까지 발생했는가? 하니, 돈의 가치가 바닥에 떨어져 실제로 거리 바닥에 버려버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빵 한조각 사기 위해서 수레가득 돈을 담아가야하고 시장에서는 왠만한 물건 조차 구입할 수 없게 되니 상점을 습격하거나 약탈을 하는 등의 사회적문제가 야기되었습니다.

 

 여기서 화폐의 중요한 기능인 '가치저장의 기능'이 설명됩니다.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회적인 문제까지 이어지니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무서운 현상인지 알 수 있습니다.

 

4.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저같이 월급을 받으면 회사를 다니는 근로소득자는 굉장히 불리해집니다. 반대로 건물이나 땅은 물가 상승과 함께 그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실물자산을 가진 사람은 유리해집니다. 결국 인플레이션 하에서는 사람들이 화폐 가치 하락을 염두에 두고 건물이라든지, 토지, 외국 화폐, 주식 등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높아 집니다. 이러한 행위를 하기 위해서 죽도록 은행과 투자시장을 분주하게 돌아다니게 되는데 구두창이 닳도록 빨리 오가게 되면서 '구두창 비용'이 증가한다 라고 표현을 합니다.

 

 "뭐야? 단순히 구두창 닳는 비용이 구두창 비용인거야? 그럼 핸드폰이나 PC로 전부 할 수 있는 일들이니까 요즘은 구두창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거군!!!" 하시면 안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함에 따라 은행과 투자시장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을 모두 포괄해서 '구두창 비용'이라고 부르고 있다는걸 알아주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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